게시판글보기

질문게시판

HOME > 질문게시판

<맹자(孟子)> 양혜왕(梁惠王上) 제환진문장(齊桓晉文章)에 나오는 이 말은 명찰추호(明察秋毫)’의 눈을 통해 즉 직업이 변화 미국 IBM에서 만든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이 퀴즈 풀기를 넘어서 의료영역으로 진출한

  • 조회수 : 3553
  • 작성일 : 2016/09/13 21:19:25
  • 필명 : 책상바위

 

明察秋毫

 

미국 IBM에서 만든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이 퀴즈 풀기를 넘어서 의료영역으로 진출한 것을 말씀드렸었는데요,

 

한국의 한 대형병원(가천 길병원)에서 이를 도입한다고 합니다.

 

IBM은 미국에서는 이미 왓슨을 통해 MD 앤더슨 암센터, MSK(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메이요 클리닉 등 미국의 유명 의료기관과 협력하고 있는데,

그 중 MD 앤더슨 병원에서의 암 진단 서비스에서는 정확도가 전문의를 넘어서는 96%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왓슨은 의사의 암환자 진단과 치료를 보조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데,

환자의 각종 임상 정보를 입력하면 왓슨이 의사에게 환자의 상태와 치료법을 조언해주는 방식입니다.

이런 협력으로 만들어지는 아픈 부위를 빨리 찾아내는

 

명찰추호(明察秋毫) 능력이 많은 생명을 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明 밝을 명

察 살필 찰

秋 가을 추

毫 가는 털 호

 

 

<맹자(孟子)> 양혜왕(梁惠王上) 제환진문장(齊桓晉文章)에 나오는 이 말은 ‘

눈이 아주 밝고 예리해서 가을날 가늘어진 짐승의 털까지도 분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추호(秋毫)’는 가을이 되어 가늘어진 짐승의 털을 말하며, 아주 작은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리가 분명해 극히 작은 일까지도 미루어 알 수 있다’는 뜻으로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의료용으로 활용되는 컴퓨터 왓슨은 일본에서 이미 한 환자의 생명을 구해낸 사례가 있습니다.

일본 도쿄대 의과학연구소는 왓슨에게 논문을 학습하도록 한 뒤,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받은 60대 환자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10여분 만에 분석을 마친 왓슨은 이 여성의 병이 ‘2차성 백혈병’이라는

또 다른 질환에 가깝다며 기존에 투여하던 항암제를 변경할 것을 제시했고,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왓슨은 지난 2013년 이미 60만개 이상의 의료 자료를 수집했으며, 종

양학 연구와 관련된 200만 페이지에 이르는 42개 의료 저널 및 임상 실험 문서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인간과 컴퓨터 간에는 경쟁이 아니라, 활용이 중요합니다.

 

이제 의사들이 왓슨을 통해 새롭게 가지게 된 ‘아주 밝고 예리해서

 

가을날 가늘어진 짐승의 털까지도 분별할 수 있는

명찰추호(明察秋毫)’의 눈을 통해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보았으면 합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을 보다가 문득 옛날 일이 하나 생각났다. 2007년 5월 10일 필자는 사법연수원 부원장 자격으로 38기 사법연수원생 1,000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게 됐다. 그때 목표는 1,000명을 졸지 않게 만드는 일이었다. 어떻게 하면 유익한 내용을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강의 주제는 법조의 미래 이야기로 잡았다. 미래의 법조인들에게 필자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법조의 미래를 전달해주고 싶었다. 법조의 미래는 밝기도 하지만, 그 반대이기도 해서다. 

 

2016년 마지막 변호사의 회고


강의 첫 대목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다소 충격적인 방법을 쓰기로 했다. 2002년 8월 미국 변호사협회(ABA) 이사회에 보고된 <법조 직역의 미래에 대한 연구 위원회>의 결과 보고 중 한 대목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연구 위원회는 2년간의 연구 결과를 보고하면서 맨 첫머리에 라는 제목의 오디오 클립을 발표했다.

 

'지금은 2016년, 저는 제 법률사무소에 앉아 있습니다. 저는 사실 마지막 변호사는 아니지만, 거의 마지막이라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 로펌의 마지막 시니어 변호사입니다. 저 혼자 남은 것이죠. 그리고 이제 새로 이 공간을 쓰게 될 입주자의 노크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마지막 변호사가 자신의 사무실을 회계사에게 넘기는 과정을 일기체로 쓰고 그것을 녹음하여 보고 첫머리에 발표했다. 다시 말하면 2016년 미국에서 변호사라는 직업이 소멸한다는 것이고, 그 마지막 변호사는 회고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동안 변호사 직업에 대한 위험 신호가 있었지만 모두 무시해 왔다.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부동산 중개인 등 유사 직종에서 변호사 영역을 침범해 들어오고 있었음에도 고객에게 높은 비용을 요구하며 시대의 변화에 둔감했던 것이다. 특히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광범위하게 여러 측면에서 변호사를 대체하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소프트웨어가 계약서도 자동으로 만들어주고 판례도 자동으로 찾아주는 등 소프트웨어가 법조 분야에서 하는 일은 상상외로 많았지만, 그 소프트웨어가 변호사 직역을 이렇게 빨리 소멸시킬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보고서는 발표 시점인 2002년 기준으로 14년 후의 일을 가정하여 법조 직역을 비관적으로 상상한 것이다. 필자가 이 일기를 이용하여 강의한 시점이 2007년 5월 10일이니 그 일기가 발표된 지 5년 후의 일이었다. 강의를 자극적으로 하기 위해 그 일기를 인용했지만, 필자나 강의를 듣는 38기 연수생 1,000명이나 그런 상황이 오리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않았다.

 

머지않아 등장할 인공지능 변호사


바둑을 두는 알파고를 보면서 이 마지막 변호사의 일기를 기억해 내고는 깜짝 놀랐다. 올해가 2016년, 그 일기가 예측했던 해이다. 물론 미국에서 변호사라는 직업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2016년 3월 알파고가 이세돌과 바둑을 두며 연 3승을 하여 전 인류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무슨 우연의 일치인가. 언론 보도는 앞으로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 때문에 없어질 직업으로 변호사를 꼽고 있다.


혹시 LegalTech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LegalTech는 미국 내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법률 테크놀로지 행사의 고유 명칭인데 이제는 법률과 기술의 결합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스타트업 기업을 의미한다. 금융과 기술의 결합으로 새롭게 탄생한 스타트업 기업을 FinTech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교는 컴퓨터 공학과 교수들과 로스쿨 교수들이 협력하여 CodeX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Code는 법률을 뜻하기도 하고 프로그램의 데이터를 뜻하기도 한다. 교묘히 중의적 의미의 Code를 사용하여 프로젝트 이름을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LegalTech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공지능 변호사도 머지않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로펌인 Denton은 2015년 8월에 IBM Watson을 이용한 법률자문 어플에 큰 투자를 했다. 이제 인공지능이 인간 변호사의 법률적 질문에 대답하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판사도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미국에는 LegalTech 기업들이 법조산업을 파괴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사(2015년 8월 3일 자 Tech.co의 9 Tech Startups Disrupting the Legal Industry)도 있고 LegalTech의 미래는 변호사들이 걱정하는 것만큼 무섭지 않다고 보는 기사(2015년 2월 19일 자 Forbes의 The Future Of Legal Tech: It's Not As Scary As Lawyers Think)도 있다. 어떤 예측이 맞을지는 모르지만 LegalTech 회사가 이미 700개 이상 출현했다. 회사들 중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판결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도 있다. 이를 보면 Diary of the Last Lawyer가 현실화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에서는 이미 2002년에 컴퓨터로 인해 14년 후인 2016년에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소멸한다고 예측했다. 다행히 그 예측은 빗나갔다. 그러나 2016년에 앞으로 14년 후인 2030년을 예측해 본다면 변호사라는 직업의 운명이 어떻게 될까? 변호사가 쉽사리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변호사가 하는 일의 많은 부분을 컴퓨터가 대체할 것이다. 이 일은 지금도 LegalTech 회사 때문에 미국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섬뜩한 세상을 살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알파고 덕분에 2007년을 회상할 수 있었지만 그리 기분 좋은 회상은 아니었다.


당신의 직업은 2030년에도 안전할까?  

 

 

 

 

 

 

 

2014년 구글이 가상현실(VR) 사업을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직원들을 확신시키는 것이었다. 당시 회사는 구글 카드보드 Google Cardboard 를 출시하며 가상현실 기술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플라스틱과 두꺼운 종이로 만든 구글 카드보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탑재 스마트폰으로, 가상현실 체험을 가능하게 만든 임시 헤드셋이었다. 50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초기 반응이 꽤 좋았다. 그 때문에 가상현실에 대한 회사의 야심도 빠르게 커져갔다. 곧 구글은 VR이 실험 단계를 뛰어넘어 대규모 투자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설득해야 했다.

 

이를 위해 신임 VR 총괄임원 클레이 배버 Clay Bavor는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 Mountain View에 위치한 구글 본사 회의실을 스피커, 방음장치, 그리고 헤드셋으로 구성된 가상현실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직원들은 하프-라이프 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게임 전문 개발사 밸브Valve의 장치를 이용해 태평양을 탐험하거나, 콘서트 현장에 있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배버는 “반신반의하며 방에 들어간 직원들이 나올 땐 확신을 품고 있었다. 회사의 강력한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회사 외부 상황은 어땠을까? 사실 VR시장은 이제 막 싹을 틔운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시장조사 기업 트렌드포스 Trend Force는 VR 시장 규모가 올해 67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하드웨어 매출이 그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이 카드보드를 출시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라이벌 기업들도 헤드셋을 출시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소유한 오큘러스VR은 오랜 기간 공들여온 리프트 Rift를 출시했다. 이 장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프로그램, 그리고 엑스박스 Xbox와도 호환된다. 삼성 역시 오큘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 시리즈에서 구동되는 기어VR Gear VR 을 선보였다. HTC는 밸브 소프트웨어로 작동하는 바이브 Vive를 내놓았다. 소니는 이미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용 VR 시스템을 발표했다.

 

트렌드포스는 VR시장이 결국 한 단계 도약을 통해 2020년까지 700억 달러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매출 대부분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서 창출될 전망이다. 구글은 이 부문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길 기대하고 있다.

 

구글이 제안한 데이드림용 헤드셋 및 조종장치 디자인. 데이드림은 구글의 새 가상현실 플랫폼이다.

구글 본사에서 VR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유리벽 회의실에 앉아, 배버는 그의 계획이 본사 직원들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스마트폰 제조업체에게도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바로 현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얼리어답터들을 넘어, 대중들도 VR 기술을 사용하게 만들 주체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경쟁 운영체계인 오큘러스, 밸브, 소니보다 안드로이드를 활용하는 것이 시간 대비 수익성이 가장 높다는 점을 주요 개발업체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배버는 지난5월 구글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행사 구글I/O회의에서 데이드림 Daydream 을 공개했다. 데이드림은 새 안드로이드 버전에서 사용될 가상현실 플랫폼이다. 그는 또 새 헤드셋 및 데이드림용 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카드보드와는 달리, 데이드림의 목표는 생태계 조성이다. 배버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헤드셋, 조종장치 및 경험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게 요지”라고 말했다. VR에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일부 경쟁업체들을 겨냥한 발언이다.

 

회사는 안드로이드에서부터 이에 대한 노력을 시작했다. 구글은 최신 VR기술에 필요한 추가센서, 그래픽, 우선 요소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운영체계를 재구축했다. 또 휴대폰 기능들이 VR경험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통합을 하고 있다. 예컨대 헤드셋을 착용하고서도 VR을 통해 문자메시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구글이 개편한 VR하드웨어 분야까지 확장됐다.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 총괄 부사장 데이비드 버크 David Burke는 마운틴 뷰에 위치한 배버의 임시 실험실을 처음 방문했던 때를 떠올렸다. 당시 배버의 팀은 100개에 달하는 헤드셋 및 조종장치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마이크로 칩, 천, 플라스틱, 센서들로 이것저것을 실험하고 있었다. 버크는 “여기저기에 와이어 선과 컴퓨터들이 널려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결과물을 개발하기까지 일년 반이 걸렸다(카드보드는 몇 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사용자가 머리에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천 재질의 매끈한 헤드셋이 탄생됐다. 사용자는 본인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VR 콘텐츠를 이용한다. 배버는 “‘장치’라기 보단 오히려 액세서리에 가깝다” 며 스키 마스크처럼 생긴 오큘러스 리프트의 디자인을 꼬집듯 말했다. 새 조종장치는 작은 마술봉 모양으로 생겼다. 배버는 VR 낚시 게임에서 낚싯줄을 던지며 처음으로 이 조종기를 테스트했다.

 

하드웨어 부문에서 구글은 늦은 감이 다소 있다. 그럼에도 배버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VR용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개발함으로써(협력사들에게는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발을 허용한다), 세계 최고의 모바일 운영체계인 안드로이드에서 썼던 전략을 다시 구사하고 있다.

 

버크는 “과거 우리는 안드로이드 개발업체들을 위한 시장을 조성했다. VR 부문에서도 같은 생태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색 대기업 구글의 전략은, ‘라이벌인 애플이나 아마존처럼 대규모 소비자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개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긋지긋한 비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구글이 초기에 시도했던 웨어러블 기기 구글 글라스는 실패작이었다. 2014년 구글이 인수한 스마트 가정기기 제조업체 네스트 Nest도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주식 리서치기업 모네스 크레스피 하트 앤드 컴퍼니 Monness Crespi Hardt & Co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칵막 James Cakmak도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소유하고 있지만, 하드웨어 부문에선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둔 적이 없다” 고 지적했다.

 

배버는 구글이 구글 글라스 실패에서 배운 교훈을 VR사업에 적용했다고 말한다. 우선 데이드림용 시스템은 구글 글라스의 1,500 달러나 오큘러스 리프트의 600달러보단 저렴할 전망이다. 배버가 구글의 새 헤드셋 및 조종장치 가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많이 비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는 개발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배버는 “우리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고 이미 갖고 있는, 매우 친숙한 것을 개발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계속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기들은 구글 외에도 여러 제조업체가 생산할 것”이라며 “사용자들이 기기를 추가로 구입하면, 휴대폰이 ’가방 속 영화관‘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상현실이 쓸데없이 막대한 비용만 쏟아 부은 실험으로 끝나는 일을 피할 수 있을까? 배버는 안드로이드 사업모델을 차용, 콘텐츠를 플레이스토어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그는 앱 구매가 추가 수입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버가 광고에 대해선 언급하진 않았지만, 광고는 구글이 수십 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분야임에 틀림없다.

 

시장조사기업 가트너 Gartner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블라우 Brian Blau는 구글의 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 그는 “구글은 사업 환경 조성의 달인이고, 그 어떤 다른 경쟁자들보다도 효과적”이라며 “VR 플랫폼 조성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결국 패배를 맛볼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인 칵막 역시 이에 동의한다. 그는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가상현실 속 광고를 게재한다는 점에서 구글은 잠재력이 크다. 구글의 핵심은 광고 기업이라는 점이다. 구글은 VR을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광고 기회를 잡는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배버는 큰 그림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VR이 콘서트 군중 속에 있는 것과 똑같은 현실감을 제공한다곤 할 수 없다. 그러나 TV로 시청하는 것보단 훨씬 현실적이다. 브로드웨이 쇼의 같은 좌석을 1,000만번이나 판매할 수도 있다. 누구나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해밀턴 Hamilton’을 보고 싶어 하지만, 직접 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VR은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교수와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Harari) 교수의 지상 대담을 진행했다. 세계 최초로 이뤄진 이번 지상 대담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있는 두 석학이 e-메일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서울경제가 하라리 교수에게 e-메일로 미래 인류를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인가 100년, 200년 후 인간 사회의 모습은 어떻게 될까 미래에 인공지능(로봇)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수명연장·장기이식 기술이 인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인류의 미래는 장밋빛일까 ?동아시아가 미래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등 6가지 질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하라리 교수가 답하면서 다이아몬드 교수의 의견을 물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e-메일을 통해 하라리 교수의 답변을 받고,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다이아몬드 교수의 답변을 하라리 교수에게 보내 추가적인 답변을 받았다. 이에 대한 다이아몬드 교수의 답변은 오는 5월 11일과 12일 진행되는 ‘서울포럼 2016’에서 들을 수 있다. 한편 다이아몬드 교수는 ‘서울포럼 2016’ 참석을 위해 오는 5월 11일 방한하며, 하라리 교수는 4월 28일 방한해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한다. 다음은 두 석학이 진행한 대담 전문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정된 자원이 지구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등 변화를 일으키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저에서 석유를 채굴하기 위해 설치된 해양 플랜트의 모습.

앞으로는 어떤 것이 변화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인가?


하라리 교수(이하 하라리): 의심할 여지 없이 기술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특히 컴퓨터 과학과 생명공학 기술이다. 과거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얻은 주된 생산품은 총, 쇠, 섬유, 음식이었던 반면 21세기 인간경제의 주요 생산품은 몸, 뇌, 마음일 것이다.

 

역사의 모든 시기 동안 인간은 그들 주변의 세상을 변화시켜왔다. 그들은 숲을 개간하고, 식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사육하고, 관개수로를 파고, 도로, 다리, 도시를 만들었다. 하지만 인간에겐 스스로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없었다. 우리는 여전히 석기시대와 같은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다. 다가올 미래에는 인간이 외부 세상을 바꿀 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상 최초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개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다이아몬드 교수(이하 다이아몬드): 기술은 우리 생활 방식의 실용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반면, 생활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요인들은 현재처럼 계속해서 두 가지일 것이다. 한정된 자원과 인간 불평등이다.

 

유한한 자원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많은 연구는 마치 성장이 영원히 이용 가능한 것 마냥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한 경제학 교과서 속표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적혀 있다. “유한한 자원을 가진 세상에서 무한히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 믿는 사람들은 바보와 경제학자뿐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자원들 (물, 해산물, 농사를 짓기 위한 땅과 흙, 햇빛, 공간, 기타 등등)로 인해 인구 증가와 소비 증대가 제한되고 있다. 인구와 소비로 인해 이미 세계 인구의 상당수는 빈곤선 이하로 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인구는 75억 명에 달한다. 그중 한국, 미국, 유럽, 일본, 호주 사람들은 선진국 생활 방식과 소비 수준을 향유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대부분 국가 사람들은 이들보다 32배 낮은 소비수준을 영위하고 있다. 중국, 인도 등을 포함한 가난한 나라들이 선진국과 같은 소비 수준에 이르게 된다면, 전 세계 75억 명의 사람들은 모두가 현재의 선진국과 같은 소비수준을 누리게 될 것이다. 몇몇 낙관론자들은 세상이 90억 명의 인구를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지만, 아직까지 나는 우리 세계가 75억 명을 부담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로 멍청한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20년 전에 현재와 같은 비율로 인구가 계속해서 무한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한 유명한 경제학자가 있었다. 숫자만으로 살펴보면 그 말은 774년 후 지구에서는 1㎡ 안에 10명이 살아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2000년도 지나지 않아 사람들의 총 질량이 지구의 질량과 맞먹게 되고 6000년 후에는 우주의 질량과 비슷하게 될 수도 있다. 1㎡ 공간을 9명과 함께 나눠야 하는 세상에 살지 않아도 되는 건 나에게 행운이다.

 

간단히 말하면, 자원의 한계는 변화를 위한 두 가지 큰 원동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변화를 일으키는 또 다른 요인은 세상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일 것이다. 오늘날처럼 글로벌한 세계에선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처럼 동떨어진 나라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도 부유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글로벌한 세계에선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기타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도 부유한 나라로 이민을 갈 수 있다. 그들은 그곳에서 당장 선진국의 생활 방식을 영위하고 싶어 할 것이다. 세계 곳곳의 인간 사회에 불평등이 존재하는 한 세상은 안정될 수 없다. 이러한 불평등은 이미 변화를 일으키는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아무 날이나 골라 신문을 읽어 보면 알 수 있다. 두 가지 요인 중 불평등은 미래에 변화를 일으키는 훨씬 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하라리: 불평등과 자원 부족은 분명히 변화의 주된 동력이 될 것이다. 사회,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지 않고 기술의 변화를 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래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불평등’과 ‘자원’의 의미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19세기 기술로는 70억 명의 사람을 먹여 살리는 것이 불가능했다. 심지어 왕족들도 높은 어린이 사망률로 고통받았다. 역사상 처음으로, 오늘날에는 굶어 죽는 사람들보다 너무 많이 먹어 죽는 사람이 더 많다. 상하이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아이는 200년 전의 왕자들보다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다. 때문에 2016년에 가난하다는 건 1816년에 가난하다는 것과 상당히 다르다.

 

기술 덕분에 우리는 기근과 전염병을 이길 수 있었지만, 지구온난화와 같은, 1816년에는 누구도 걱정하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인간의 산업활동이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앞으로 몇십 년 안에 생명공학과 인공지능 같은 분야의 발전으로 예측하지 못한 더 심각한 문제가 생겨, 현재 우리가 하는 걱정은 쓸모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오늘날 우리는 국가 간의 불평등에 대해 걱정하고 있지만, 2100년의 큰 걱정거리는 서로 다른 인종 그리고 심지어 인간과 로봇 간의 불평등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의 인지기능과 신체기능을 훨씬 앞서는 인공지능 로봇이 일반화되면 경제적 효용가치가 떨어진 수억 명의 인간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가 21세기의 가장 큰 정치 · 경제적 화두가 될 것이라는 게 하라리 교수의 예상이다. 인공지능 로봇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미래의 상상도.

100년, 200년 후 인류사회의 미래상은 어떨 것으로 전망하는가?


하라리: 약 200년 뒤에는 인간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엄청난 힘을 얻게 되어 우리 스스로를 파괴하거나 혹은 완전히 다른 존재로 업그레이드할지도 모른다. 2200년에 지구를 지배할 생명체는 우리가 침팬지나 네안데르탈인과 달랐던 것보다도 더 많이 우리와 다를 것이다.

 

40억 년 전, 지구에 생명체가 나타난 뒤로 줄곧 생명체는 자연선택의 법칙에 지배를 받아왔다. 당신이 바이러스였든 공룡이었든 간에 억겁의 시간 동안 자연선택의 법칙에 따라 진화했다. 또한 생명체는 아무리 모양이 이상하고 기이하더라도 유기체의 영역에 국한되어 있었다. 선인장이었든 고래였든 유기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제 과학은 자연선택을 지적설계로 대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유기물이 아닌 형태의 생명체 창조를 시작할지도 모른다. 자연선택에 의해 형성된 유기 생명체가 탄생한 지 40억 년 지난 후, 과학은 지금 지적설계에 의해 만들어진 무기물 생명체의 시대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이아몬드: 그것은 50년 후 인간 사회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다. 50년을 강조한 이유는 앞으로 50년 안에 전 세계 사람들은 자원이 한정된 세상에서 거의 동일한 생활 방식으로 살아가는 법을 깨닫게 되거나, 혹은 그때까지 안정되고 평등한 세계를 이룩하는 데 실패해 더 이상 평등 사회를 이루어낼 가능성이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 가지 경우 중 첫 번째라면, 지금으로부터 100년, 200년 후 미래의 인간 사회는 현재의 한국, 미국보다도 훨씬 나은 생활 방식을 제공할 것이다. 두 번째 경우라면 100년, 200년 후 더 이상 지구에 인간이 살지 않게 되거나, 살아 있는 사람들은 뉴기니에 있는 내 친구들이 최근까지 영위해 온 생활 방식과 비슷한 석기시대의 방식으로 살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 인간과 정부가 내리는 선택이, 지금부터 50년 후 우리가 얻을 결과가 둘 중 어떤 것이 될지 결정하게 될 것이다. 나의 추측으로는 행복한 첫 번째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51%, 불행한 두 번째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49%이다.

 

하라리: 나 역시도 우리가 안정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51%보다도 적다고 본다. 지난 10만 년 동안 인간은 안정성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음을 증명해왔다. 변화는 역사의 단일한 거대 상수이고 변화의 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다. 물론 인류는 늘 우리를 놀라게 하기 때문에 2065년 쯤이면 혹시 안정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만일 우리에게 2065년 이후의 미래라는 것이 있다면, 그 미래는 아마도 혼란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데 기초를 두고 있을 것이다.

하라리 교수는 인류가 고도의 생명공학 기술로 유기물이 아닌 형태의 생명체를 창조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나아가 약 200년 뒤에는 인간이 엄청난 힘을 얻게 돼 완전히 다른 존재로 업그레이드할 가능성도 점쳤다.

미래 인류사회와 관련해 로봇이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인공지능을 포함해 로봇이 인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하라리: 우리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로봇은 그들 자체로는 별로 중요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그냥 껍데기에 불과하다. 중요한 건 로봇과 그 외 많은 기기를 통제할 수 있는 지능이다. 우리는 현재 운전부터 질병진단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20~30년 내 현재 직업의 최대 50%를 인공지능이 차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겠지만 그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단 두 가지 능력(신체적 능력, 인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만약 컴퓨터와 로봇이 이 두 가지 능력을 뛰어넘게 된다면 그들은 기존 직업에서 인간을 능가했던 것처럼 새로운 직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도 인간을 능가할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인간은 어떤 가치를 가질까? 경제적인 측면에서 효용가치가 떨어진 수억 명의 인간들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모른다. 이런 상황에 대한 어떠한 경제 모델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것은 21세기에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다.


다이아몬드: 로봇과 인공지능은 인간 생활의 실용적인 측면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인간의 삶은 지난 6만 년 동안 변해왔지만 지금은 그 속도가 무척 빨라졌다. 생각해보라. 우리가 전화기, 자동차를 사용한 지는 100년이 조금 넘었고, 텔레비전은 겨우 70년 정도, 이메일은 고작 몇십 년 정도밖에 안 됐다. 전화기, 자동차, 텔레비전, 이메일이 우리 삶을 바꿔 놓은 것처럼 로봇과 인공지능 역시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전화기, 자동차, 텔레비전, 이메일이 있었음에도 인간의 근본적인 걱정거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어떻게 아이들을 키울 것인가, 어떻게 노인을 대할 것인가, 어떻게 분쟁을 해결할 것인가, 어떻게 건강을 유지할 것인가, 어떻게 위험과 다른 걱정거리들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이다. 우리는 전화기, 자동차가 없었던 지난 수만 년 동안에도 이와 같은 걱정을 계속해왔다. 아마 로봇과 인공지능을 더 많이 갖게 된 후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같은 걱정을 할 것이다.

 

하라리: 현재 인류가 하고 있는 근본적인 걱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어떻게 아이를 키울 것인가, 어떻게 노후를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분쟁을 해결할 것인가, 어떻게 건강을 유지할 것인가… 실제로 이런 걱정은 수만 년이 아니라 수천만 년 동안 지속 되어 온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다른 포유류와 그 밖의 동물들과도 공유하고 있다. 인간이 현재의 몸과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는 한, 이 문제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은 그것들과 구별해야 한다. 전화기, 자동차와 달리 인간의 몸과 마음을 재설계하고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해 지구를 지배하는 일이 일어난다면 수백만 년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는 아이도 없고, 늙지도 않고, 분쟁을 해결할 때 감정도 필요 없는 존재가 지배하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바이오헬스케어 기술의 발달에 따른 수명연장과 장기이식이 인류사회의 변화와 형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가?


하라리: 향후 몇십 년 내에 우리는 인간의 수명을 급격히 늘릴 수 있는 신기술을 보게 될 것이다. 이 기술은 인간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 한다.

 

사람들은 점점 더 급격하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훨씬 더 오래 살게 될 것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스스로를 재발명해야 할 것이다. 여러분이 50세가 되면, 십대에 무엇을 배웠든 완전히 무용지물이 될 테지만, 50세에 습득한 새로운 지식도 여러분이 80세나 100세가 되면 다시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

 

이로 인해 엄청난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수명 자체가 스트레스의 추가적 원천이 될지 모른다. 여러분이 보다 더 오래 살 것이라고 예상할수록, 위험을 덜 감수하고 싶어질 것이다.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건강과 안전에 집착하게 될 것이다.

 

가족구조, 결혼, 자녀-부모의 관계도 변할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여전히 ‘죽음이 우릴 갈라놓을 때까지’ 결혼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하고, 인생의 많은 부분을 아이를 낳고 기르는 데 집중한다. 수명이 150년인 사람을 상상해보자. 40세에 결혼한 여인은 110년을 더 살게 된다. 그녀의 결혼이 110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게 과연 현실적일까? 가톨릭 근본주의자들조차 확답을 내리길 주저할지 모른다. 그래서 인생의 시기별로 결혼을 거듭하는 축차혼(逐次婚) 추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40세에 아이 둘을 낳은 그녀가 120세가 되었을 때를 생각해보라. 아이를 기르면서 보낸 시간은 먼 기억이 되고, 그녀의 삶 속에서 사소한 에피소드가 된다. 이런 조건 하에서 어떤 형태의 부모-자녀 관계가 전개될지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와 동시에, 사람들이 65세에 은퇴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생각과 열망을 가진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다. 물리학자인 막스 플랑크는 “과학은 장례식이 한 번 있을 때마다 한 차례씩 진보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 세대가 지나야만, 비로소 새로운 이론들이 오래된 이론을 대체할 기회를 얻는다는 의미다. 과학만 그런 게 아니다. 정치 영역에 관해 잠시 생각해보자. 여러분은 푸틴이 향후 90년 동안 집권해도 괜찮은가? 만일 과거에도 사람이 150세까지 살 수 있었다면, 2016년 현재 138세인 스탈린은 여전히 모스크바를 왕성하게 통치하고 있을 것이다. 마오쩌둥은 중년인 123세가 되어 있을 것이다.

 

명심해야 할 마지막 요점이 있다. 새로운 생명연장 치료는 매우 고가일 가능성이 높으며, 80억 명의 인간 모두가 무료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할 것이란 점이다. 따라서 21세기 인간사회는 역사상 가장 불평등해질지 모른다. 역사상 최초로, 계층과 나라 간에 실질적인 생물학적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역사를 통틀어 부유하고 힘 있는 자들은 항상 자신들이 남들보다 우월하며, 보다 영리하고 용기 있고, 창의적이며 도덕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기로, 힌두교 계급인 브라만과 불가촉천민은 능력 면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다가올 세대의 인류는 생물학적 카스트로 나뉘어 상류 계층의 인간들은 신과 같은 존재로 변할 수 있다. 이때 상류 계층은 실제로 남들보다 더 영리하고, 용기 있고, 창의적인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

 

다이아몬드: 수명 연장, 그리고 장기 이식 등 현대 의학은 노년층의 비율 및 수명 증가, 그리고 청년층의 비율 감소의 원인이 되었다. 한국의 이웃 나라 일본은 이미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명 연장이 나타나고 있다. 출산률은 가장 낮다. 만약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17년 후 일본에선 더 이상 아기들이 태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분명한 점은 그런 결과는 없을 것이며, 그런 추정은 직선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점점 더 적어지는 젊은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노인들을 부양할 것이라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로봇과 바이오헬스 및 특히 인공지능의 발달로 미래에는 돈이 인간의 삶의 질을 결정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인류 사회에는 장밋빛 미래가 없는 것인가?


하라리 교수 : 미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는 많은 위험에 직면해 있지만 커다란 위험에 마주한다 해도 인류는 그 시련을 잘 대처해나갈 수 있다. 가장 정확하고 낙관적인 모델은 핵전쟁 위협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다. 또한 지난 수십 년 동안 국제적인 폭력을 억제하는 데 성공해왔다는 점이다. 1950~60년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핵무기에 의한 대참사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수십 년 동안 인류는 핵전쟁을 통제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폭력의 발생을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

 

세계 몇몇 나라에선 여전히 전쟁이 발발하고 있다. 내가 중동 출신이라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광범위한 지역이 전쟁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황에 놓여있다.

고대 농업사회에선 전체 사망의 15%가 인간에 의한 폭력으로 발생했다. 오늘날에는 이 수치가 세계적으로 1.5% 이하까지 떨어졌다. 실제로 자살로 죽는 사람의 수가 폭력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의 수보다 더 많다! 적군이나 범죄자 혹은 테러리스트에게 살해당할 확률보다 자살로 죽음을 맞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테러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한 명이 테러로 죽는다고 하면, 과식으로 죽는 사람은 1,000명이다. 평균적인 미국인들에겐 알 카에다보다 맥도날드가 훨씬 더 큰 위협이 된다.

 

현재 우리는 지구온난화, 인공지능의 발전 같은 새로운 위협을 맞고 있다. 위험은 매우 크지만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 인류는 여전히 그런 시련에 잘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이아몬드: 로봇과 바이오헬스의 발달로, 돈은 미래에도 당연히 인간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3,000 년 전에 돈이 생겨난 이후 줄곧 돈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쳤던 것처럼 말이다! 인류 사회에 장밋빛 미래가 가능하냐고? 가능하다. 물론 우리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한다면 말이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가 인류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을까?


하라리: 현재 우리는 19세기와 유사한 상황 속에서 살고 있다. 그 당시 세계는 산업혁명을 겪었다. 이 혁명은 영국, 미국, 일본 등 몇 안 되는 국가가 주도했다. 그리고 이 몇 안 되는 국가들이 세계를 지배했다. 그 외 대부분의 국가는 당시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 잘 알지 못했고 발전할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다른 산업화한 나라들에 의해 점령당하고 착취당했다.

 

진보의 열차가 21세기 초에 다시 한번 역에서 출발하고 있다. 19세기에는 증기력, 화학, 전기가 산업화의 주요인이었다면, 오늘날의 진보는 생명공학, 컴퓨터 과학이 주된 요인이다. 19세기 산업이 음식, 섬유, 차량, 무기를 생산했다면, 새로운 생명공학, 인공두뇌 산업은 몸, 뇌, 마음을 만들어낼 것이다. 몸과 뇌를 다룰 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는 19세기 영국과 인도의 차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다음 혁명을 이끌어갈 존재는 창조, 파괴의 신성한 능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채 남겨진 사람들은 멸종의 위협에 직면하게 될지 모른다.

 

어떤 나라와 지역이 이러한 혁명을 이끌게 될까? 오늘날 세계는 동아시아와 북대서양 지역 나라들이 주축이 되어 선도하고 있다. 그 외 아프리카, 중동, 남미 같은 지역은 뒤처져 있다. 물론 이는 바뀔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모든 나라는 다음과 같은 실존적인 질문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혁명의 일원이 될 것인가, 아니면 뒤처질 것인가?

 

다이아몬드: ‘지배적 리더(THE leader)가 될 수 있다’와 ‘한 리더(A leader) 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구별해보자. 지난 세기 동안 인류 사회의 리더는 동아시아, 유럽, 북미였고, 현재는 북미가 더 강력한 리더다. 200년 전에는 동아시아와 유럽이 리더였는데, 유럽이 더 강력했다. 5,000년 전에는 서남아시아(이른바 비옥한 초승달 지역)가 리더였고, 동아시아와 유럽, 북미는 낙후지역이었다.

 

가까운 미래에, 최소 향후 수십 년 동안은 동아시아, 유럽, 북미가 계속해서 세계를 이끌어갈 것이다. 각 지역들은 서로를 비교했을 때 그들만이 가지는 장점과 단점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세 지역은 변하지 않는 지리적 요인들로 인해 전 세계 국가들을 계속해서 지배할 것이다. 이 세 지역 중 어떤 곳이 다른 두 지역을 지배할지 여부는 인류 사회의 변동적인 요인들에 달려 있을 것이다

 

 

 

 

 

목록보기

이전글 不恥下問 새로운 지식도 생기고, 트렌드도 바뀌고, 환경도 달라졌기 때문이지요. 책상바위 2016/07/19
다음글 空谷幽蘭 잡초 속에 묻힌 애처로운 난초의 모습에서 자신의 처지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책상바위 2016/10/02

덧글 2개

덧글입력
  • 책상바위2016/09/14 21:30
    ^^ 댓글 감사합니다. 꾸벅
  • doyourbest2016/09/14 10:01
    책상바위님, 정말 오랜만에 뵙는 느낌입니다. 잘 지내셨는지요?... 한가위 건강하고 평안하게 보내세요. ^^ 명찰추호... 우리방 회원님들 모두의 안목이 그러하면 더더욱 좋겠습니다. ^^ 처음 접하는 정보들... 늘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