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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이코노믹스]수무족도(手舞足蹈), 공자(孔子)는 돈을 싫어했을까?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은 공자 아이디어? 공자의 성공방정식=1인자와의 '네트워크' 구축 호랑이 꼬리를 밟고도 물리지 않는 지혜

  • 조회수 : 4984
  • 작성일 : 2015/12/11 14:36:27
  • 필명 : 책상바위

[공자 이코노믹스]<1>수무족도(手舞足蹈), 신바람 교육으로 경제 기적 이끌어야

편집자주|세계 문명이 아시아로 옮겨오는 21세기에 공자의 유학은 글로벌 지도이념으로 부활하고 있다. 공자의 유학은 반만년 동안 우리와 동고동락하며 DNA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에 공자라면 얽히고설킨 한국 경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 해답을 찾아본다.

'커닝'해야 일류대학·일류기업 들어가는 사회
한국은 지금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시대다. 약하면 잡혀 먹히고 강해야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학교에서 상위권에 들어 '일류대학'에 들어가고, '일류기업'에 입사해 '일등배우자'를 만난다는 순위 매기기에 목숨 건다.

순위의 노예는 서울대학교에서 무더기 커닝사태를 불러 일으켰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처럼, 성적을 훔친 사람이 나중에 무엇을 도둑질할지 생각하면 아찔하다. "국가를 어지럽힌 신하와 패가망신시킨 아들은 재주가 넘치지만 덕이 부족하기 때문(國之亂臣 家之敗子 才有餘而德不足)"이라는 사마광(司馬光)의 갈파 때문만은 아니다. 고려를 망국으로 이끈 이인임 일파나 조선을 일본에 팔아먹은 이완용 일당 등. 이들은 넘치는 재주를 나라의 발전을 위해 쓰는 인재(人才)가 아니라 사익을 채우려다 국가마저 망하게 한 인재(人災)였다.

재주 넘치지만 덕이 없으면 '敗子亂臣'

재덕(才德)의 전당이 돼야 할 서울대에서 패자난신(敗子亂臣)의 싹이 자라난 것은 성적순으로 똑똑함을 평가하는 초중고 교육시스템 때문이다. 시험이 끝날 때마다 99%의 학생들은 기가 죽는다. 집에 돌아와 성적표 꺼내기를 창피해 하는 자녀를 부모(특히 엄마)는 더 죽여 놓는다. "누구누구는 공부 잘 하는데, 너는 뭐가 부족하다고 이 모양이냐?"는 말 한마디가 자녀의 가슴에 비수로 꽃힌다. 똑똑하고 헌신하는 엄마는 아이를 망치는 '헛똑똑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일류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이 최대 목표다. 학생이 즐겁게 잘 할 수 있는 것은 살피지 않는다. 질문을 하면 난처하게 한다고 오히려 나무란다. 학교 가는 게 즐겁지 않으니, 수업시간에 대부분이 잠을 잔다. 개성이 강하고 예체능이나 특정학과에 뛰어난 학생은 문제아가 되기 십상이다. "자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 마음이 돼주어 살맛나게 해주는 게 참된 교육"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사랑을 뜻하는 자(慈)는 아이(玆)의 마음(心)이 돼 주는 것이다).

엄마의 강요와 순위 매기기 시스템으로 아이들은 배움의 즐거움을 모른다. 배우고 때마다 익혀야 희열을 느낀다(學而時習之不亦說乎), 공부가 재밌어야 배우고(學) 익히고(習) 생각(思)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창의력을 키운다. 복잡한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생긴다. 하지만 배우기만 하고, 몸소 실천을 통해 익히지 않으니, 공부가 기쁨보다는 짜증이고 스트레스다. 성적이 좋아도 현실에서는 쓸모없을 때가 많다. 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처럼 비바람 몰아치는 광야에 내놓으면 이내 생명력을 잃는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니 위험하기까지 하다(學而不思則罔). 커닝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얻으려는 '순위 노예'가, 남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서라도 출세하고 부정행위를 통해서라도 돈을 벌겠다는 악(惡)으로 이어진다. 악은 '제2의(亞) 마음(心)'이다. 사람의 도리를 지키는 본심이 아니라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이비라는 얘기다.

헤엄 잘 치는 말(馬)이 급류에 익사하는 이유

순천자흥 역천자망(順天者興 逆天者亡)이라고 했다. 하늘에 따르면 흥하고 거스르면 망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하늘은 시대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흐름을 읽고 사전에 대비하면 성공하지만, 흐름과 다른 것을 하다보면 망하기 십상이다. 폭우가 쏟아져 급류가 생겼을 때 수영 잘 하는 말(馬)은 익사하고, 수영을 잘 못하는 소(牛)는 산다고 한다. 말은 헤엄치는 데 자신이 있으니 물살을 거슬러 급류를 건너가려다 힘에 겨워 물살에 휘말리지만, 소는 자신이 없으니 급류에 맡기니 안전한 곳으로 떠내려가기 때문이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방한복은 여름에 팔아야 한다는 말도, 흐름에 앞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하늘(의 뜻)과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흐름은 500년 안팎의 긴 주기로 되풀이된다. 길어야 100년밖에 살지 못하는 사람이 흐름을 직접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과거 역사를 공부하고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옛것을 알고 미래를 아는 온고지신(溫故知新)과 옛것을 본 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지혜가 필요하다. 조선시대 가장 창조성이 발휘되던 세종 때와 건릉성제(健陵聖際)로 평가받는 정조 때 역사공부와 고전읽기가 가장 왕성했다.

율곡 이이는 책읽기를 2가지로 나눴다. 하나는 책과 내가 따로 노는 서자서아자아(書自書我自我)이고, 다른 하나는 책과 내가 하나가 되는 서즉아아즉서(書卽我我卽書)다. 오랫동안 책을 읽어도 집중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책속으로 몰입해야 책 읽는 재미를 느끼고 효과도 크다는 것이다. 정자(程子)는 이를 수무족도(手舞足蹈)라고 했다. (논어를 읽고 기뻐서) 손을 흔들고 발을 뛰면서 춤춘다는 뜻이다.

한국경제 재생, 溫故知新으로 신바람 다시 불게 하는 데 있다

서자서아자아는 요즘 학생들이 공부하는 수준이다. 단지 시험과 성적, 그리고 엄마의 만족을 위해서 배울 뿐이다(그리고 경우에 따라선 커닝도 불사한다). 이를 서즉아아즉서의 수무족도로 이끌어야 신바람을 불러일으킨다.

신바람은 기적을 만들어 낸다. 세계 역사상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한글(訓民正音)을 1446년에 단시일에 만들어 냈다. 500원짜리 지폐에 인쇄된 거북선을 들고 조선소를 지을 차관을 빌려왔고, 망국과 분단과 동족상잔의 폐허를 딛고 2세대 만에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온고지신과 법고창신의 참된 교육으로 신바람을 다시 만들어 내는 것. 성장동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대한민국호가 재생할 수 있는 확실한 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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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도 돈을 좋아한다는데…공자는 싫어했을까?

[공자 이코노믹스]<2>‘청부호례(淸富好禮) 돈학(錢學)’으로 따듯한 자본주의 실현하기

 

귀신도 돈을 좋아한다는데…공자는 싫어했을까?

공자(孔子)는 돈을 싫어했을까?

뚱딴지같은 질문을 해본다. 직접 물어볼 수는 없지만 공자도 돈을 싫어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자도 사람이고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호랑이가 무서워한 것이 곶감이라면 귀신도 좋아하는 것이 바로 돈이다. 오죽하면 ‘돈은 귀신도 연자방아를 돌리게 한다(錢讓鬼神推磨)’라는 속담이 있을까.

공자 스스로도 “돈(富)과 높은 지위(貴)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富與貴是人之所欲也, 논어 이인편)”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공자가 돈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여기고 있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 베고 누워도 그 중에 즐거움이 있다(논어 술이편)”는 청빈낙도(淸貧樂道)를 너무 많이 들어온 탓이다.

공자는 돈을 싫어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자가 돈 자체를 싫어하거나 거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돈과 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업을 크게 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대업이라 하고(富有之謂大業, 주역 계사상전 5장), 사업을 일으키는 것은 아름다움의 극치(發於事業美之至也, 주역 坤괘 문언전)”라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공자의 제자인 증삼이 것으로 알려진 『대학(大學)』에도 돈과 관련된 언급이 많다. “돈(財)을 만들어 내는 큰 비법이 있다. 생산자가 많되 먹는 자는 적으며 일하는 자는 빠르되 쓰는 게 더디면 재물이 항상 풍족하다(生财有大道 生之者衆 食之者寡 為之者疾 用之者舒 则财恒足矣, 10장)”고 밝히고 있다. “국민 중에 놀고먹는 사람이 없으면 생산자가 많고, 일은 안하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식충이들(幸位)이 없으면 먹는 자가 적어지며, 소득 내에서 지출하면(量入) 쓰는 게 더디다”는 설명까지 달아두고 있다. 유학이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은 이후 “왕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백성을 먹여 살리는 일(민이식위천, 民以食爲天)”이라고까지 할 정도다.

공자가 돈을 좋아하고 돈 벌기를 장려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유해지는 것을 경계한 것은 돈의 철학인 ‘돈학(錢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공자는 “올바르지 않은 부(富)와 귀(貴)는 뜬구름(浮雲)과 같다(논어 술이편)”고 말했다.

또 “강물에서 낚시를 해도 그물을 던지지 않았고 잠자리에 든 새는 쏘지 않았다(조이불망 익불사숙; 釣而不網 弋不射宿, 논어 술이편)”고도 했다. 남의 사정을 보아가며 나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공생(共生)의 따듯한 마음’을 보여준 것이다. “부족하거나 가난한 것보다 고르지 않거나 편안하지 않은 것을 걱정(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 논어 계씨편)”한 것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서도 “돈을 모으면 백성이 흩어지고 돈을 고르게 나누면 백성이 모인다(재취즉민산 재산즉민취; 財聚則民散 財散則民聚)”고 밝히고 있다.

청부호례(淸富好禮)의 돈학(錢學)을 실천한 정석규 창업자

‘돈은 돌고 돌아야 제 기능을 한다’고 해서 돈이라고 한다. “돈은 분뇨와 같아서 모아 두면 썩어 악취를 풍기지만 밭에 고루 뿌리면 풍성한 수확을 가져 온다.” 평생 번 돈 451억 원을 장학기금으로 기부하고 최근에 서거한 정석규 태성고무화학 창업자의 ‘돈학(錢學)’이다.

그는 자신이 만든 회사도 전문경영인에게 넘기고, 조그만 오피스텔에 살다가 남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고 고종명(考終命)했다. ‘해야 할 일을 다 마치고 온 곳으로 돌아 간다’는 뜻의 고종명은 『서경(書經)』 홍범9주에 나오는 다섯 가지 복(五福)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 그동안 망국(亡國)과 분단(分斷), 그리고 동족상잔 전쟁의 폐허를 딛고 절대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허리띠를 질끈 맸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된다면 무엇을 해도 어느 정도 양해가 됐다. 그 덕분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육박하는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나라를 잃고 국토가 두 동강이 난 상태에서, 같은 민족끼리 총을 겨누고 싸운,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불과 60년 만에 이런 성과를 낸 나라는 지금까지 없었다. 앞으로도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후유증도 적지 않다. 돈이, 부자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손가락질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이 없거나 적은 사람은 부자들이 탐욕스러워 나눌 줄 모른다고 비판하고, 돈 많은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게으르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돈을 벌지 못한다고 혀를 찬다. 부자와 빈자들이 평행선을 달리고 한국경제는 성장 동력을 잃고, 일자리마저 줄어들고 있다.

부모는 명퇴압력에 시달리고 자녀들은 심각한 취업난을 겪는다. 부모와 자녀가 모두 일자리가 없는 ‘이중실업(Double Unemployment)’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중실업은 한국사회를 지탱할 중산층이 붕괴된다는 가장 확실한 지표다. 중산층이 무너지는 한국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부자와 빈자가 금란지교(金蘭之交)를 맺는 돈학(錢學)이 해법

방법이 없을까. 물론 탈출구는 있다고 본다. ‘청부호례(淸富好禮)의 돈학(錢學)’을 확립하고 실천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 공자 제자인 자공(子貢)이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으면 훌륭하지 않나요?(빈이무첨 부이무교 하여; 贫而無谄 富而無骄 何如)”라고 자랑하자, 공자는 “괜찮다. 그러나 가난하지만 즐기고, 부유한데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 못하다(가야 미약빈이락 부이호례자야; 可也 未若贫而樂 富而好礼者也)”고 한마디 했다. 겸손하고 풍류를 알며 예절을 지키는 부자가 진짜 상급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청부호례의 돈학’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먼저 누구나 돈을 좋아하고 돈 많은 것을 원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또 돈은 얼마나 많으냐보다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투명하게 벌어 당당하게 쓰는 부자들에게 박수와 존경을 보낸다. 부자는 자신이 번 돈의 대부분을 사회에 돌려준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북돋아주니 갈등이 줄어들고, 함께 잘 사는 공존공영이 가능하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기만 하면 된다. 우리에겐 ‘잘 살아보자’는 한마음으로 새마을운동을 벌였고, ‘나라를 구하자’는 일념으로 금모으기에 나서 IMF 외환위기를 거뜬히 이겨냈다. 마음만 맞으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게 우리 민족의 강점이고 경쟁력이다.

머리를 맞대면 좋은 실천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두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하면 그 날카로움이 쇠를 끊고, 한마음으로 말하면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 주역 계사상전).” 부자와 빈자가 금란지교(金蘭之交)를 맺는 게 바로 돈학(錢學)이다.

 

 

 

공자가 제시하는 완전고용 일자리 창출 해법

[공자 이코노믹스]<3>정전법(井田法)의 상양(相讓)정신으로 실업 극복

공자가 제시하는 완전고용 일자리 창출 해법
요즘 한국은 힘든 시기다. 불안하게 번지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만은 아니다. 어깨를 짓누르는 멍에를 벗기 어려운 게 더 힘들다. 성장 둔화와 일자리 감소에 따른 실업, 땅에 떨어진 도덕과 점증(漸增)하는 이혼, 존속 살해와 가족 파괴. 삶의 의미를 잃어가면서 증가하는 자살…. 우리가 안고 있는 어려움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힘들 수밖에 없는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아마도 일자리 부족이지 않을까 싶다. 맹자(孟子)는 이를 “무항산무항심(若民則無恒産 因無恒心)”이라고 했다. “백성은 경제적 안정이 없으면 항상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는 뜻이다. “바른 마음이 없으니 방탕하고 편벽되며 부정하고 허황돼 어찌할 수 없게 된다. 그들이 죄를 범한 뒤에 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는 것. 요즘말로 하자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국민들의 경제적 안정을 이루는 것이 사회 안정의 기본이라는 뜻이다.

無恒産이면 無恒心, 일자리 창출이 급선무

공자를 비롯한 유학자들이 제시하는 일자리 만들기는 정전법(井田法)이다. 이는 900무(畝, 1무는 200평)의 땅(이를 井이라고 함)을 9등분해서, 8가구가 중앙의 1등분(공전, 公田)을 공동으로 경작하되 나머지는 각각 1등분(사전, 私田)씩 농사짓게 하는 방식이다. 결국 정전제는 공동노동에 의한 협력을 바탕으로 일자리가 100% 보장되는 완전고용을 지향한다. 정부는 세금을 제대로 걷고, 백성은 안정적 일자리와 생활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2500여 년 전, 농업사회에 도입됐던 정전제를 지금 그대로 시행할 수는 없다. 농사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가 대부분 해체됐고, 생산현장도 농토가 아닌 공장과 사무실로 바뀌었다. 신분이 중시되는 계급사회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강조되는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다. 정부보다는 기업의 역할이 커졌다. 다만 시대적 상황변화를 인정하더라도 정전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핵심 정신, 즉 함께 일하고 일자리를 보장받는다는 아이디어는 이어받을 수 있다.

이는 최근 SK하이닉스가 올해 임금상승분의 20%를 협력업체와 공유하기로 한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올해 임금 인상분(3.1%)의 10%를 내놓고, 회사가 여기에 10%를 더해 약60억~70억 원을 협력업체 직원 4000여명과 나누기로 했다. 회사가 어려울 때 함께 고생했던 협력업체들에게 즐거움을 함께 나누겠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 노조의 위대한 결정, 협력업체와 임금 나누기

삼성그룹도 3만8000건의 특허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중 3400개는 무상이다. 좋은 아이디어로 창업하려는 젊은이들이 특허절벽에서 좌절하지 않고 벤처와 중소기업, 대기업까지 어우러지는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자는 취지다. 혼자 즐기는 독락(獨樂)보다는 많은 사람이 함께 즐거워하는 동락(同樂)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소중한 결정이다.

현재 한국 정치경제사회문화는 그 어떤 처방을 내놓아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더 이상 나빠지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궁색(窮)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나쁘게 끝날 수 없다. 모든 일은 극에 다다르면 반드시 되돌려지는(物極必反) 변화(變)가 나타난다. SK하이닉스와 삼성물산의 예가 그런 변화의 시작이다. 이런 변화가 나타나면 막혔던 국면이 뚫리고(通) 문제도 해결되면서 새로운 시스템이 정착된다. 모순과 갈등이 해소된 새 시스템은 오래오래 지속된다(久).

바로 공자가 말한 궁즉통(窮卽通)의 원리다. 그는 『주역』 에서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라고 갈파했다. “궁하면 변하게 마련이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게 되면 오래한다”는 뜻이다.

窮하면 通한다, 변화를 이끄는 인식의 변화가 중요

궁즉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이고, 변화 가운데 핵심적인 것은 생각이 바뀌는 것이다. ‘어렵다, 안된다’며 발목만 잡는 부정적 생각이 아니라, ‘된다, 할 수 있다’며 실낱같은 희망을 현실로 탈바꿈시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 사고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생각의 변화와 실천이다. 남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내 것을 키우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내가 먼저 양보해 상대방의 양보도 이끌어 낼 수 있는 ‘상양(相讓)정신’이 그것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북쪽 480km 지점에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 있다.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는데다 연평균 강수량이 50mm에 불과하다. 그러니 생명이 살 수 없다. 죽음의 골짜기라고 불리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곳에 기적이 일어났다. 2004년 겨울에 180mm의 비가 내렸고 이듬해 봄, 이 계곡은 온통 꽃으로 뒤덮였다. 그곳은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죽음’의 골짜기가 성장조건이 충족되기를 기다리던 ‘잠든 땅’이었다.

인의(仁義)와 예덕(禮德)을 강조하는 공자 이코노믹스는 돈만 쫓는 천민자본주의라는 척박한 땅에서 죽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가 먼저 조금 손해보겠다’는 상양정신이 확산되고 실천된다면 우리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수많은 병리현상을 치유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그룹의 동락(同樂)이 그 첫걸음이다.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은 공자 아이디어?

[공자 이코노믹스]<4>“아담 스미스는 공자 사상을 표절했다”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은 공자 아이디어?

다음의 2개의 문장을 서로 비교해 보자.

#1. “개인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의도하는데 그 의도의 일부가 아닌 목적을 증진시키도록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린다. … 모든 개인들은 자기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각자가 실제로 사회의 이익을 촉진하려고 의도할 때보다 더 효과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촉진한다.”

#2. “물건이 싸면 비싸질 조짐이고 비싸면 싸질 징후라서, 각자 자기 업(業)을 좋아하고 제 할 일을 즐거워한다. 이는 물이 아래로 흘러가는 것 같아서 밤낮 쉴 새가 없다.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오고, 구하지 않아도 백성이 만들어 낸다. 이것이 어찌 도(道)와 부합되는 ‘자연지험(自然之驗)이 아니겠는가.”

‘보이지 않는 손’의 원조는 공자의 ‘無爲而治’

첫째 문장은 1776년에 출판된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 나오고, 둘째 문장은 BC 100년 경에 쓰여진 쓰마치엔(司馬遷)의 『사기(史記)』 에서 볼 수 있다. 약 1800년 정도의 시차가 있지만, 그것이 뜻하는 것은 거의 비슷하다. 개인들의 이익추구에 맡겨 놓으면 (국가가 나서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 손’이나 ‘자연지험’에 따라 공동의 이익이 달성된다는 것이다. 바로 시장경제의 핵심이다.

영국의 현대사상가인 레슬리 영은 이를 두고 “사마천은 (애덤스미스를 직접 고취했다는 점에서) 경제학의 참된 애덤으로, 참된 스미스로 알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시장의 도: 사마천과 보이지 않는 손’, 1996.1).

영의 이런 분석은 스미스가 『경제표』로 유명한 프랑수아 케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점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케네는 『경제표』(1758)에서 “농업적 부의 생산 유통 분배 소비 재생산은 시장의 자연법에 따르도록 ‘자유롭게 방임(Laisses-faire)’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자의 무위이치(無爲而治)와 사마천의 자연지험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자신의 사상적 근원이 공맹(孔孟; 공자와 맹자)에 있었다는 사실을 숨겼지만, 1767년(74세)에 출판한 『중국의 전제주의』에선 자기 이론이 공맹에 있음을 밝혔다.

『국부론』을 케네에게 헌정하려고 했을 정도로(케네가 국부론 출판 전에 사망해 헌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를 존경했던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을 만들어 냈다. 케네의 ‘자연적 질서’, 사마천의 ‘자연지험’, 공자의 무위이치를 이어받은 것이다. 하지만 스미스는 끝까지 자신의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었는지 밝히지 않았다. 이는 스미스가 죽은 지 200여년이나 지난 요즘에도 ‘표절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이유다.

스미스의 잘못된 ‘공자 표절’, 경제불균형 문제 해결 못해

‘스미스의 표절’은 표절로만 끝나지 않았다. 공자의 무위이치와 사마천의 자연지험에서 ‘보이지 않는 손’만 받아들이고, ‘균형과 조화’를 강조한 공자의 ‘균제(均齊)’와 ‘자연사랑’의 철학을 받아들이지 않은 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공자는 무위이치의 ‘자유시장경제’를 주장하면서도,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물적 사회적 도덕적 인프라’를 갖추는 것을 강조했다. 또 민생을 풍족하게 하기 위해 ‘가벼운 세금’과 양극화를 억제하기 위한 균형분배정책도 함께 중요시했다.

공자는 균형분배를 계속해서 거론했다. “백성이 적음을 걱정하지 말고 불균형을 걱정하며(不患寡而患不均) 가난을 걱정하지 말고 불안정을 걱정해야 한다(不患貧吏患不安定)”(『논어』 ). “많은 것을 덜어 내어 적은 곳에 보태고(裒多益寡) 저울질을 바르게 하여 고르게 베푼다(稱物平施)”(『주역』 겸괘(謙卦) 대상전). “돈을 모으면 백성이 흩어지고 돈을 고르게 나누면 백성이 모인다(財聚則民散 財散則民聚)”(『대학』) 등이 그것이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이 공자의 아이디어였음을 밝히고, 균제와 자연사랑도 함께 이어받았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개인의 이기심만 강조하며 자연을 파괴하면서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경제학의 오류를 최소화했을 것이다. 1920년대의 대공황과 2000년대의 글로벌 금융위기도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공자 DNA’ 풍부한 한국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반성이다. 유럽의 17~18세기 지식인들은 공자를 ‘표절’해서 근현대 유럽을 선진국으로 이끈 철학사상과 경제학을 만들었다. 하지만 공자를 신주단지처럼 모시던 조선은 심학(心學) 및 예학(禮學) 중심의 성리학에 빠져듦으로써 스스로 무너졌다. 임진왜란(1592~1598)과 병자호란(1636)으로 나라는 결딴났고 수많은 백성들이 목숨을 잃고 포로로 잡혀갔다. 결국 일제 침략을 받고 나라마저 잃고 말았다. 36년 동안의 망국에서 광복을 맞이한 이후에는 아예 공자를 없애버렸다. 역사가 단절되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우리 자신의 현대철학과 경제학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제 스미스와 서구경제학자들이 잘못 표절했던 공자를 제대로 온고(溫故)함으로써 21세기 새로운 경제학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중국이 공자에서 새로운 ‘중화민국중흥의 길’을 찾고, 미국과 유럽 학자들이 ‘글로벌 위기’의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공자를 연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는 ‘공자 DNA’에서 케네나 스미스보다 훨씬 뛰어나다. 현대의 유럽과 미국은 물론, 문화대혁명 때 공자타도에 나섰던 중국보다도 한발 앞선다. 중국은 자국에서 끊겼던 팔일무(八佾舞)와 석전대제(釋奠大祭) 등을 한국에서 배워가는 실정이다. 성장과 복지 문제를 풀 수 있는 정치경제학은 한국에서 꽃피울 수 있다. 온고지신(溫故知新)과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노력이 뒷받침되면 말이다.

(이 글은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황태연 김종록, 김영사, 2015. 5)을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공자가 주장한 '성과별 차등 급여'의 가르침

[공자 이코노믹스]<5>상뢰초래(賞賚招來)와 희름칭사(餼廩稱事)

 

공자가 주장한 '성과별 차등 급여'의 가르침

공자가 살던 2500년 전에도 이미 ‘성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가 있었다. 이런 얘기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 반응은 ‘설마, 그럴 리갉’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은 기록에 명백히 나와 있다.

우선 ‘4서3경’으로 유명한 『중용(中庸)』을 보자. 『중용』 20장에는 나라를 다스리는 중요한 원칙인 ‘구경(九經)’이 나온다. ‘구경’은 정치에 관한 노나라 애공의 물음에 대해 공자가 국가를 경영하기 위해 필요한 9가지 원칙을 수신(修身)에서부터 회제후(懷諸侯)까지 제시한 것. 이중 7번째가 인재초빙과 성과급 차등지급을 뜻하는 래백공(來百工)이다. 이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야 국가의 경제생활이 풍족해진다(來百工則財用足)는 것을 강조한다.

매월 업무 성과 측정해서 녹봉 차등 지급

래백공에서는 인재 선발과 운용 방법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상을 주어야 전문가가 온다’는 ‘상뢰초래지(賞賚招來之)’와 매일 업무 태도를 살피고 매월 성과를 측정해서(日省月試) 성과에 따라 녹봉을 차등해 지급해야(희름칭사, 餼廩稱事) 인재들이 열심히 일하게 한다(勸百工)는 게 그것.

주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주례(周禮」에 고인직(稿人職)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성과를 평가해(考其弓弩) 급여를 차등한다(以上下其食)’는 것이다. 여기서 상(上)은 양을 많게 한다는 증익(增益)의 뜻이고, 하(下)는 급여량을 줄이는 폄퇴(貶退)를 뜻한다.

현재 대부분의 회사가(최근 들어서는 정부와 공기업에서도) 매년 업무를 평가해 연봉을 달리 지급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게 없다. 오히려 평가가 매월 이루어져 녹봉(祿俸)을 차등했다는 점에서 놀랍다. 어떤 점에서는 현대 자본주의보다 더 ‘차등을 통한 효율극대화’를 추구했다고 생각될 정도다. 윗사람은 매일 백공이 하는 일의 진행상황을 체크하고(省視), 매월 그 업무성과를 조사해야 한다(試其所作)는 책임까지 명확하게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사박렴(時使薄斂)으로 급여차등 보완

물론 공자는 ‘공자다움’을 잃지 않는다. 공자는 ‘래백공’ 바로 앞에서 ‘자서민(子庶民)’을 강조한다. 자서민이란 ‘모든 백성을 사랑하는 것(愛庶民)’이다. 백성을 자녀들처럼 사랑해야 백성들 또한 임금을 받들도록 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백성을) 때에 따라 부리고 세금부담을 낮춰준다는 뜻의 시사박렴(時使薄斂)을 제시했다. 옛날 농경사회에서는 씨 뿌리고 가꾸고 거두는 때를 맞추는 게 매우 중요했다. 백성을 부역이나 전쟁에 동원할 때는 농번기를 피해야 하고, 세금을 적게 거둬 백성들의 삶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공자가 이처럼 백성들의 경제적 삶의 중요성을 잊지 않은 것은 『서경(書經)』 에서 국가가 펼쳐야 할 8가지 중요한 정책(八政)을 제시한 것에 따른 것이다. ‘팔정’은 식(食) 화(貨) 사(祀) 사공(司空; 건설) 사도(司徒; 교육) 사구(司寇; 사법) 빈(賓; 외교) 사(師; 국방) 등이다. 팔정을 통해 먹는 일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재화가 첫째 둘째로 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정치에도 평가받는 이유

현대에서도 정치의 기본은 국민들이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정치가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지도자로 평가받는 것도 ‘보릿고개’라는 절대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반면 아무리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해도 국민의 빈곤을 해결해주지 못하는 북한이나 쿠바 등의 정치를 본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공자는 현재 경제운용과 기업경영에서 두 가지 중요한 가르침을 준다. 인재를 제대로 인정해 주고 엄격한 실적평가를 통해 급여를 차등함으로써 재화를 풍족하게 하는 것이 첫 번째 가르침이다. 재화가 풍족해져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정치도 바르게 된다. 관자는 이와 관련 “창고와 쌀곳간이 차야 예절을 안다”(倉廩實卽知禮節, 창름실즉지예절)고 했다.

둘째는 백성들이 삶의 터전을 잃지 않도록 각종 세금부담을 낮추고 일자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교훈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금은 양날의 칼이다. 적게 거두면 국가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복지 문제도 해결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많이 거두면 국민의 삶의 터전을 무너뜨릴 수 있다. 국민이 없으면 나라도 있기 어렵다.

한국 사회는 요즘 삶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들과 딸들은 청년 실업에 시달리고, 부모는 은퇴 자금 부족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치관이 흔들리며 자살률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국에서 가장 높다. 흔들리는 한국 사회, 공자에게서 경제와 경영을 배워야 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공자가 말한 '선택'과 '기회비용'이란

[공자 이코노믹스]<6>성공을 이끄는 공자의 선택법칙 지소선후(知所先後)

 

 

공자가 말한 '선택'과 '기회비용'이란

프랑소와 케네와 아담 스미스로부터 시작된 경제학(Economics)의 뼈대는 ‘희소성-선택-기회비용’이라 할 수 있다. 이 세상의 자원은 한계가 있어 무제한으로 쓸 수 없다는 게 희소성이다. 모든 것이 희소(稀少, Scarcity)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선택(選擇, Choice)의 고통을 겪는다. 선택에는 어려움뿐만 아니라 기회비용(機會費用, Opportunity Cost)이라는 불청객이 항상 따라 붙는다.

예를 들면, 우리가 누리고 있는 시간은 대표적 희소성 자원이다. 어느 누구도 하루 24시간, 한 달 30일, 1년 365일 이상을 쓸 수 없다. 그러니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할지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학생이라면 공부와 데이트, 아르바이트와 여행 등 여러 가지 중에서 골라야 한다. 직장인들도 퇴근 뒤에 집에 가서 집안일을 돕고 독서를 할지, 동료나 친구들과 술 마시며 세상사는 얘기를 할지, 야간대학원에 다닐지를 선택할 수 있다.

성공은 기회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에 달렸다

학생의 경우 공부를 선택하게 되면 포기해야 하는 데이트 아르바이트 여행 등이 바로 기회비용이다. 공부를 5시간 더해서 성적이 오르고 아는 게 많아지는 소득이 있는 반면 애인과의 데이트에서 얻는 달콤함이나 아르바이트로 벌 수 있는 돈, 여행에서 넓히는 견문 등의 기회를 잃게 되는 데, 이것이 보이지 않는 비용 즉 기회비용이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바로 ‘희소성-선택-기회비용’의 중요성을 잘 알고 기회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선택을 내리는 사람들이다. 공부 잘 하는 학생, 돈 잘 버는 기업인과 샐러리맨, 인기를 끄는 연예인과 예술가 등등. 그 어느 누구도 ‘희소성-선택-기회비용’이란 ‘제약’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2500년 전 공자 시대에 벌써 이런 ‘희소성-선택-기회비용’의 패러다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공자의 제자로, 공자에게 둔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증삼(曾參)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대학(大學)』 첫머리에 아주 명백하게 나온다.

성공은 사유종시(事有終始)와 지소선후(知所先後)에 달렸다

바로 “물유본말 사유종시 지소선후 즉근도의(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卽近道矣)”라는 구절이다. 이말의 뜻은 “만물에는 근본과 끝이 있고 모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다. 그 일의 앞과 뒤를 알면 ‘가야 할 길(道)’에 가깝다.” 일의 앞뒤를 아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도에 가깝다)이고, 지소선후(知所先後)는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구절은 대학의 첫머리로 유명한 “대학지도 재명명덕 재친민 재지어지선(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民 在止於至善, 큰 배움의 길은 바른 덕을 밝히고, 백성을 새롭게 하며, 지극한 善에 그치는 데 있다)”는 말 다음에 나온다.

지소선후(知所先後)의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대학』의 이어지는 구절에서 찾을 수 있다. “그 근본이 어지러운데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것(末)만 고치는 것은 안된다”는 ‘기본난이말치자부의(基本亂而末治者否矣)’가 그것. 정작 고쳐야 할 것은 중심이 되는 근본인데, 근본을 그냥 놔두고 지엽적인 것을 아무리 좋게 고쳐봐야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근본을 먼저하고 사소한 일은 나중에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현대 경제·경영학에서 일의 우선순위를 따질 때 시급성과 중요성을 잣대로 삼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지금 당장 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일을 하고, 그 다음에는 시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중요하지도 않고 시급하지도 않은 일은 맨 나중에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요하고 시급한 일 대신에 중요하지도 시급하지도 않은 일을 하느라 시간을 다 쓰고 나서 시간 없음을 탓한다.

지소선후는 계획오류를 피해갈 수 있는 행동요령

심리학 교과서에는 ‘계획오류(計劃誤謬, Planning Fallacy)’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목표를 세웠다가 대부분 계획으로 끝나고 마는 것을 가리킨다. 학교 다닐 때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생활계획표를 짠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밤 11시에 잘 때까지 밥 먹는 시간을 뺀 모든 시간을 공부한다고 다짐한다. 학교 다니면서 읽지 못했던 고전과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과 시, 사서삼경을 독파할 것이라고 의기양양하다. 하지만 결과는 더 얘기를 하지 않아도 뻔하다.

많은 사람들이 계획오류에 빠지는 것은 일의 선후와 중요성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자가 강조한 지소선후도 시급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따져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급해도 바늘귀에 실을 꿰어야 바느질을 할 수 있고, 숭늉을 마시려면 누룽지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달리기를 하려면 기고 일어나서 걸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도 날개도 나지 않은 채 날려다 추락사 하고, 헤엄치는 법을 배우지 않고 수영하다 익사하고, 투자하는 법을 공부하지 않고 주식을 샀다가 피땀 흘려 번 종자돈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리기도 한다.

선택은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현대 경제·경영학뿐만 아니라 2500년 전의 공자 가르침을 함께 아는 것이 올바른 선택으로 성공 가능성을 확실히 높여주는 방법이다.

 

 

 

 

호랑이 꼬리를 밟고도 물리지 않는 지혜

[공자 이코노믹스]<7>시나리오 경영과 리상견빙(履霜堅氷)

 

호랑이 꼬리를 밟고도 물리지 않는 지혜

지난 5월말 불청객처럼 찾아온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두 달 동안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한국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메르스로 인한 비용도 엄청났다. 성장률 둔화로 나타나는 경제적 충격 외에 전염병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국제적 망신을 겪어야 했다. 중국인들을 비롯한 해외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각종 행사들도 취소돼 자영업자들의 삶을 어렵게 했다.

경제를 이처럼 위축시킨 ‘메르스 사태’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남겼을까.

아마도 조짐을 보고 닥칠 일을 예상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메르스가 남긴 가장 큰 가르침일 것이다. 『주역(周易)』의 두 번째 괘인 곤(坤)의 첫째 효(初六)는 이런 교훈을 잘 보여준다. “서리를 밟으면 딱딱한 얼음이 곧 온다”는 ‘리상견빙지(履霜堅氷至)’가 그것이다. 늦가을과 초겨울에 서리가 내리면 머지않아 단단한 얼음이 어는 엄동설한이 들이닥친다. 서리를 밟으면서 애상(哀想)에만 잠길 것이 아니라 추운 겨울에 단단히 대비해야, 막상 겨울이 됐을 때 고생하지 않는다는 경계를 담고 있다.

서리를 밟으면 얼음 어는 강추위에 대비한다

‘리상견빙’의 교훈은 10번째인 천택리(天澤履) 괘의 첫 효(初九)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다. “호랑이 꼬리를 밟았는데도 사람을 물지 않으니 형통하다”는 ‘리호미부질인형(履虎尾不咥人亨)’이다. 꼬리를 밟힌 호랑이는 성이 나서 밟은 사람을(동물은 말할 것도 없고) 물어 죽인다. 하지만 사람이 꼬리를 밟았는데도 물지 않는다니, 어떤 일이 있는 걸까.

이 효는 주(周)나라 건국의 터전을 마련한 문왕(文王)의 고사를 담고 있다. 문왕은 은(殷)나라 마지막 왕인 주(紂)왕의 견제를 받아 유리옥(羑里獄)에 갇혔다. 다행히 강태공을 비롯한 현신 세명의 도움을 받아 풀려난 뒤, 자신을 무고해 옥에 갇히게 했던 자들을 정벌했다. 이 과정에서 문왕은 주왕의 심기를 거스르게 하는, 즉 호랑이 꼬리를 밟기도 했지만, 조심스런 행보로 더 이상의 투옥을 당하지 않았다(호랑이에게 물리지 않았다). 그의 아들 무왕(武王)은 아버지가 닦은 터전을 바탕으로 결국 주왕을 몰아내고 주나라를 세우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을 마무리했다.

‘리상견빙’과 ‘리호미부질’은 어떤 일을 할 때 사전 준비를 제대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현대 경제·경영학에 나오는 ‘시나리오 예측 기법’과 비슷하다. 시나리오 예측은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한 뒤 그에 맞는 대응방안을 마련해, 실제 상황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기법이다.

시나리오 예측…효과적 대응방안 마련

필리핀 부근에서 태풍이 북상할 때 예상 진로를 Ⅰ, Ⅱ, Ⅲ, Ⅳ 등으로 예상한 뒤 각 예상 진로에 따라 우려되는 피해를 점검하고 취약지역에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기업들도 새 상품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이면서 어떻게 공략할 지를 결정할 때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시나리오 예측 기법’은 『중용(中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중용 20장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범사예즉립 불예즉폐 언전정즉부질 사전정즉불곤 행전정즉불구 도전정즉불궁(凡事豫則立 不豫則廢 言前定則不躓 事前定則不困 行前定則不疚 道前定則不窮)”. 우리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무릇 일은 사전에 예상하면 서고 예상하지 못하면 쓰러진다. 말은 사전에 정해지면 넘어지지 않고, 일은 사전에 정해지면 곤란에 빠지지 않는다. 행사는 사전에 정해지면 고달프지 않으며, 길은 사전에 정해지면 궁하지 않다.” 좀 길지만 한마디로 정리하면 ‘사전에 예상해서 맞는 대책을 마련하면 어긋남을 적게 하면서 뜻한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메르스의 뼈아픈 교훈…예방과 사전대응 철저

두 달 동안 전국을 불안에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 때 초기대응과 예방을 제대로 했더라면, 즉 첫 의심환자가 발생했을 때 환자와 병원을 신속히 격리하고 관련정보를 공개한 뒤 다른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환자가 186명, 사망자가 36명에 이르는 고통도, 격리자가 1만6587명에 달하는 불편함도, 외국인 관광객 급감과 내수위축에 따른 경기부진 등도 겪지 않았을 것이다. 초기 대응과 예방을 강력히 했다가 별다른 일 없이 끝났을 경우 묻게 될 책임이 두려워 우물쭈물하는 사이, 메르스는 확산됐고 그 피해는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예방의 중요성은 전설적 명의인 편작(扁鵲)의 제환공(齊桓公) 진단에서 잘 나타난다. 편작이 어느 날 제환공의 얼굴을 살펴보고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해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제환공은 멀쩡한 자신을 보고 아프다고 하는 편작의 말을 듣지 않았다. 편작은 몇 달 동안 2,3번이나 제환공에게 치료를 권했지만 그는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몸이 좋지 않아 자리에 눕게 된 제환공은 편작을 불러 치료하려 했지만, 편작은 그의 병세를 보고 아무 말 하지 않고 물러나왔다. 이미 병균이 골수에까지 퍼져 있어 손을 쓸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게 편작의 설명이었다. 제환공은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다.

아픈 사람을 잘 고치는 사람을 명의라고 한다. 하지만 진짜 명의는 사람이 아프다고 느끼기 전에 병날 것을 알고 예방하도록 하는 사람이다. “죽을병이 든 사람을 살릴 수 없다. 다만 살 수 있는 사람을 스스로 일어나게 해줄 뿐”이라는 편작의 말처럼 말이다. 마찬가지로 ‘해결사’는 일이 이미 벌어졌을 때 잘 처리하는 사람보다는 문제가 악화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과 대비를 잘 하는 사람이다.

누구나 사전 대비와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예방과 초기대응은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 잘해야 본전이고 자칫 잘못하면 무거운 책임을 뒤집어쓴다.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현장 실무자의 목소리는 ‘네가 책임질 거냐?’는 윗사람의 한마디에 묻히고 만다. 그래서 대부분 예방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 피해는 예방과 초기 대응을 제대로 했을 때의 백배, 천배, 만 배로 커진다.

리상견빙과 리호미부질, 사예즉립은 결코 2500년 전의 말만이 아니다. 공동체의 안위와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는 현대 지도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곰곰이 새김질해 볼만 하다.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일을 그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내놓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자의 성공방정식=1인자와의 '네트워크' 구축

[공자 이코노믹스]<8>이견대인(利見大人)은 초연결사회의 집단지성 활용 전략

 

공자의 성공방정식=1인자와의 '네트워크' 구축

IT 정보화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말이 집단지성과 그룹 지니어스(집단천재성), 그리고 초연결성(Hyper Connectivity) 등이다. 고려해야 할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똑똑한 천재라도 혼자 일하는 것보다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들이다.

2500년 전, 공자가 살던 시대에도 이런 ‘지적 협력’이란 개념이 넓게 이용됐다. 이는 『주역』의 이견대인(利見大人), 즉 ‘대인을 보는 것이 이롭다’는 말에서 찾을 수 있다. 큰 사람이란 뜻의 대인에 대해 공자는 “천지의 덕(德)과 함께 하고, 일월의 밝음과 함께 하며, 사시(四時)와 순서를 함께 하고, 귀신과 길흉을 함께 한다”(『주역』 건괘 문언전)고 정의한다. 천지자연의 섭리를 밝게 꿰고 있어 인간사의 길흉화복을 한발 앞서 내다보고 대응해, 일이 잘못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성공으로 이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각 분야 1인자, 대인(大人)의 도움이 성공의 열쇠

역사적으로는 황제 자리를 선양해준 요(堯)와 순(舜)이 용대인(龍大人)으로, 역성혁명을 일으킨 탕(湯)과 무왕(武王)이 호대인(虎大人)으로 유명하다. 황제(옛날의 황제는 덕이 높고 능력이 많은 사람이었다) 자리에 오를 정도로 덕성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대인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민주사회인 21세기에는 더 이상 용대인도, 호대인도 있을 수 없다. 지도자인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선거로 뽑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인이 없을 수는 없다. 이름과 형태만 달라졌을 뿐, 대인의 역할을 하는 사람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기동 성균관대 교수는 대인을 ‘각 분야 1인자’로 해석한다.

『주역』에는 이견대인이 7번 나오는데, 여기서 대인은 왕이나 현명한 신하를 가리킨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건괘 구이(九二)효의 ‘현룡재전(見龍在田) 이견대인’에 대한 그의 해석은 이렇다.
“‘밭에 나타난 용’은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이며, 대인은 각 학과에서 대한민국 최고 1인자 교수다. 수능 점수를 평소보다 낮게 받아 원하는 대학교와 학과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해보자. 이때 점수에 맞춰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학교나 학과에 들어가는 것보다 1인자 교수가 있는 학과에 들어간다. 1인자는 언젠가 반드시 크게 되는데, 그 교수에게 배운 학생도 (학교에 상관없이 그 교수와 함께) 크게 발전할 수 있다.”

건괘 구오(九五)효의 ‘비룡재천(飛龍在天) 이견대인’에서 대인은 각 분야 최고전문가다. 하늘을 나는 비룡(飛龍)인 왕이나 대통령, 회사 CEO 등은 모든 분야를 다 잘 알 수 없다. 따라서 각 분야 최고전문가를 찾아 장관이나 임원으로 발탁함으로써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유비가 제갈공명을 삼고초려해 발탁해 촉한을 세운 것이 대표적 예다.

利見大人은 집단지성 집단천재성 초연결성과 연결

이견대인은 현대 경제·경영학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및 집단천재성(Group Genius)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초연결성과도 연결된다.

집단지성은 다수의 컴퓨터 이용자 간의 상호 협동적 참여와 소통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 또는 그 과정을 가리킨다. 집단지성은 가장 빠른 시간에 최적의 결과물에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인간 활동 유형이다. 집단천재성은 ‘탁월한 한 두 명의 천재가 세상을 이끄는 시대는 끝났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창의성이 개인보다는 집단의 문제’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각 분야에서 최고들이 함께 공통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음으로써 가장 효과적인 해답을 가장 빠르게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견대인도 ‘각 분야 1인자의 네트워크’를 강조한다. 집단지성, 집단천재성과 마찬가지로 최고 전문가들끼리의 협력을 통해 △편향성 제거 △시간단축 △문제해결이란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이견대인,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다

천수송(天水訟)괘의 ‘유부질척(有孚窒惕) 이견대인’이 대표적이다. 송괘는 소송이나 싸움을 가리키는데 유부질척은 ‘나를 아는 친구들이 와서 나를 도와준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을 활용할 수 있으니 대인을 보는 게 이로울 수밖에 없다. 중풍손(重風巽)괘에서도 ‘이유왕(利攸往) 이견대인’이라고 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바가 이로우니 최고 전문가들을 보는 게 이롭다’고 강조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도 최고 전문가(大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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