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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외면한 日에 지소미아 종료 '초강수'…보복 악순환 우려

  • 조회수 : 520
  • 작성일 : 2019/08/23 07:45:51
  • 필명 : 배달의기수

대화 외면한 日에 지소미아 종료 '초강수'…보복 악순환 우려

  
최악 치닫는 한·일 관계 / 2급 이하 군사기밀 공유… ‘협력’ 상징 / 한·미 정보공유 강화땐 공백 대체 가능 / 심각한 안보 우려·외교적 고립 전망도 / 日, 28일 백색국가 배제 조치 시행 확실 / 수출규제품목 확대·관세인상 가능성도 / 日 대화 외면에 안보신뢰 훼손 판단 / 文, 1시간 토론 끝 국민감정 고려 결정


정부가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더는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경제에 이어 양국의 군사·안보협력마저 끊어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지소미아 파기가 한·일 관계의 불화가 장기화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봤다.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안보 협력 악영향 예고

지소미아는 2016년 11월 한·일 양국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체결한 협정이다. 2급 이하의 군사기밀을 서로 공유하면서 북한 핵시설 동향과 탄도미사일 개발 움직임 등을 파악하는 데 양국이 상호 협력하는 기반이 됐다. 특히 양국이 1945년 광복 이후 맺은 유일한 국방분야 협정이라는 측면에서 양국 안보협력의 상징으로 평가받아왔다.

정부는 2016년부터 이달까지 29건의 2급 군사정보를 일본과 교환했다. 올해 정보교환은 지난 5월4일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제외한 나머지 7차례의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뤄졌다.

지구의 곡률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북한이 미사일을 동해 동북쪽으로 발사할 때 초기 단계는 명확히 탐지할 수 있으나 탄착지점은 레이더 사각지대에 있어 추적이 제한된다. 반면 일본은 미사일 낙하는 탐지할 수 있으나 발사 단계 추적은 쉽지 않다.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의 정보수집 제약을 상호 보완하는 역할을 했으나 앞으론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2016년 11월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지소미아를 종료시킨 정부는 2014년 12월 체결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에 의한 한·일 간 정보교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TISA는 미국을 거쳐 한·일이 군사정보를 주고받는 체계다. 한국 국방부가 미국 국방부에 정보를 전달한 뒤 한국 승인을 거쳐 미국이 일본에 정보를 전달한다. 일본 방위성이 미 국방부에 정보를 보내면 일본 승인을 받아 한국에 전달된다.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를 공유하므로 지소미아를 대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미국을 경유하는 만큼 정보 교환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일본이 정보공유를 거부할 경우 TISA가 무력화되면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TISA 외에도 정부와 군은 한·미 정보공유를 강화해 지소미아 공백을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독자적인 정보수집능력 강화도 이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 “상황 점점 어려워질 것”

전문가들은 이날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대체로 의외라는 반응이다.

김재신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고문은 “놀랐다. 일본이 (자존심을) 내려놓고 지소미아를 연장하겠다고 했고, 우리도 연장을 생각했던 것으로 봤다”며 “양측이 시간이 갖고 협의를 해보지 않을까 했는데 이렇게까지 될지는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앞으로 여러 여파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그나마 공조를 해왔던 군사·안보 협력까지 무너지면서 양국 관계의 냉각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지소미아는 2급 이하의 비교적 낮은 수준의 군사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정보 내용 자체의 실익보다는 양국 군사협력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던 것”이라며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에도 상징적으로나마 양국이 협력하고 있던 부분마저 사라지게 됐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일본은 당장 28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시행한다. 이후 추가적으로 수출 규제 품목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이 관세 인상, 송금 규제, 비자 발급 기준 강화 등의 카드도 꺼낼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적어도 다음달까지는 대화의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오는 10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11월 칠레 아태경제협력체(APEC)가 또 한번 일본과의 대화 모멘텀을 살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오는 10월 22일 열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정부가 고위급 축하사절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거론된다. 하지만 이 역시 우리 정부의 기조로 봤을 때 성사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소미아 종료 배경은

청와대는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최종 결정하기까지 긴박하게 돌아갔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3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열렸다는 점을 공지했다. 이 회의에서 상임위원들은 토론 끝에 ‘종료’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어 여민1관 3층 대통령 집무실 옆의 소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문재인 대통령에게 ‘종료 방안’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도 함께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상임위 결정을 보고받은 후에도 1시간 가량 다시 토론을 진행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리고 최종 재가를 내렸다. 결과는 협정 종료.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후 춘추관에 와서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토론 과정에선 부처 의견이 맞서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외교통일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국방부는 지소미아 폐기를 강력히 반대했는데 외교부와 통일부의 논리가 받아들여져 이번 결정이 나오게 됐다”며 “외교부와 통일부에서 지소미아 폐기를 안 하고 정보교류만 하지 않는 안에 대해 현실과 형식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협정 종료 결정은 언론은 물론이고 정치권, 외교가 모두 예상치 못한 결론이었다. 일본과 관계가 악화했지만 그래도 협정 연장으로 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설명에 따르면 원래 정부 내에서도 유지 의견이 더 많았고 그런 기류가 분명히 있었다고 한다. 과거사 해결과 미래협력이라는 ‘투 트랙’을 동시에 추진하는 우리 정부의 대일 외교 기조 역시 이런 흐름에서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이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과거사 문제를 현재의 경제 문제로 전환하면서 기류가 달라졌다고 한다. 이때부터 청와대 협정종료를 두고 다각적인 검토를 했고 이 과정에서 NSC는 물론이고 각 정부부처와 전문가 의견을 들었고 국제법적 검토를 진행했다고 한다. 국민 의사를 알아보기 위해 여론조사도 거의 매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 이익은 명분·실리는 물론 국민 자존감을 지켜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정적으로는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무시한 아베 정부의 태도를 보고 청와대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대화’를 제의했는데도 이를 무시한 아베 정부의 태도를 보고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반도체 같은 첨단 분야 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를 고려할 때 (일본 정부의 조치는) 우리 경제의 실질적 피해를 조장하는 행위로 인식했다”고 말했다.


협정을 유지할 실리적 이유가 없다는 점도 청와대의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2016년 11월 지소미아 체결 후에 현재까지 정보교류 횟수는 29회에 불과했고 그나마 감소 추세라고 한다. 최근 들어선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일본 측이 우리에게 정보를 요구한 게 대부분이어서 유지실익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애초에 한·미·일은 2014년 12월부터 정보공유약정(TISA)으로 우리 정부가 미국을 거쳐 일본 정부에 군사정보를 제공하고 있었고, 지소미아는 이를 한·일 간 직접 교류로 단축한 데 불과하다는 점도 고려요소로 작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일 관계의 문제로 한·미 동맹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되기 ?문에 지소미아와 관련해 미국과 거의 실시간으로 소통했고,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도 일본의 반응이 없다면 종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다”며 “미국은 우리 정부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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