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 소속 무인항공기(드론). 자료사진.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군 무인항공기(드론) 격추에 대해 "큰 실
수를 한 것이다. 참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확전은 자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백악관에서 회담하
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이란의 무인기 격추와 관련해 "누군가 멍청하고 느슨한 짓을 했다. 큰 실수를 한 것"이
라면서 "미국은 참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조종사가 타고 있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매우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하기
도 했다. 만약 조종사가 탔을 경우 미국인이 위협당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는 의미로, 비
록 드론이 격추됐지만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큰 문제로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
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무인가는 분명히 공해(상공)에 있었고 모두 과학적으로 기록돼 있다"면서 "도적인 것이
었다고는 믿기 어렵다. 그러면 안되는 누군가가 저지른 실수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란 공격 여부에 대해
선 "곧 알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참모들이 전쟁을 주장하고 있냐는 질문엔 "전혀 아니다. 사실 많은 경우
에 그 반대다. 나는 이 끝없는 전쟁들에서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올린 트윗에서도 "이란은 매우 큰 실수를 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백악관에서 긴급 회의를 소집,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 후임으로 지명된 마크 에스퍼 육
군성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미 의회에선 자제를 촉구하는 발언이 나왔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
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은 이란과 전쟁을 치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팩트를 명확히 확인하기 전에는 어떤 성급한 행동도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어떻게 해서 여기까
지 오게 됐는 지 사실 관계를 파악해 보자"고 말했다. 미 의회는 이날 20명의 의원들이 행정부를 상대로 정례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드론 격추 등 이란의 상황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격추를 놓고 상호 책임 공방을 벌어지기도 했다.
미 중부군 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내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전4시5분(이란 시간대 오후7시35분) 쯤 호르
무즈 해협 상동 국제 공역에서 운행 중이던 미군의 드론이 이란의 방공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국제 공역에서의 미군 정보 자산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라며 드론이 이란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이란의 방공 마시일이 고공을 비행하고 있던 미국의 드론
을 격추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반면 이란 측은 드론이 자국 영공을 침범해 불법적인 정찰을 했기 때문에 격추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