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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 이야기....

  • 조회수 : 764
  • 작성일 : 2010/12/15 22:18:33
  • 필명 : 티티가이

고2 그해 겨울이었을꺼에요!

집에서 버스로 통학하려면 새벽6시 55분차를 타야하는데.

유난히 캄캄한 겨울새벽에 몇년만에내린 폭설로

길은 온통 눈세상이었어요!

집을 나서는데 엄마께서 장화를 신으시고

한손엔 손전등을 드신체 제앞에 서시면서

"영아야! 엄마 발자국만 밝고와라"하시는거에요.

눈이 복사뼈 근처까지 오는길

딸래미발이 눈에묻혀 얼까봐,

엄마는 손전등을 비추고 장화자국을 내주시며 그렇게 앞서 걸으셨어요!

고요하고 깜깜한 새벽길,

등교하는 그길에서 저는왠지 마음이 너무 무거웠어요!

 

그리고 제나이 마흔언저리 겨울,

가게에서 집으로 가는밤길에 눈이 너무많이와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딸 걱정에

집으로 뛰어가 무작정 빗자루를들고

집앞부터 초등학교 입구까지 쓸었어요.

밤11시에 빗자루들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친정엄마가 생각났어요!

그리고 혼자 웃었어요.

내가 엄마가 되었구나...........

 

새벽에 연합고사치르러가는 딸을위해 죽을 쑤고

가게 문열러 가는길

그때 그일들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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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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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잎2010/12/16 12:02

    전...티티님 얘기 글 읽으니까 예전에 제 학교 등교를 도와주셨던 외할머니가 갑자기 보고싶네요^^ 티티님... 요즘 눈두 마니 내리구 날씨두 마니 추워져서 힘드시죠?  호호 불면서 언 손 녹이는 티티님이 아른거려서....요즘엔 티티님 생각이 마니 나요... 티티님 늘 화이팅이요^^ ㅋ  한편의 동화가 생각나는 따뜻한 글 잘 읽었어요^^

  • doyourbest2010/12/16 09:04

    글을 읽는 이 아침... 유난히 마음이 추워요 티티가이님. 나의 어머니의 사랑을 생각하면 마음이 뜨거워지는데 제 자신의 엄마라는... 제 사랑을 생각하면 마음이 차가워집니다. 엄마라는 것... 참 어려워요...가끔은 같은 이름 아래에서 엄마노릇, 엄마본분, 엄마역할, 엄마자리... 그 상이한 마음상태에 놓이게 되거든요. 모두가 똑같지만은 않은 엄마라는 자리... 요즘 아이들을 많이 사랑해주지 못해서, 양껏 눈 마주치지 못해서, 저도 엄마다운 엄마가 되고 싶은가봐요. 사랑하는 티티가이님, 따뜻한 어머니의 품에서 자라셔서 더 따뜻한 어머니가 되셨나봐요. 그리고 마음 깊은 며느리가 되셨구요. 티티가이님만 생각하면 제 자신을 많이 반성하게 됩니다. 티티가이님 정말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더이상은 큰 바람없이 소소한 간지러운 바람만 불면서 티티가이님께서 웃으시길... 진심으로 바라고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화이팅.

  • 니캉내캉2010/12/16 06:54

    님의 글을 읽고나니, 우째 그리 똑 같을까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나는 새벽. 불효자 / 니캉내캉